미국 주식이 1년 동안 10% 올랐는데 증권 앱에 찍힌 원화 수익률은 2%도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는 제자리인데 원화로는 수익이 난 해도 있습니다. 둘 다 환율 때문입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 그 나라 주가와 함께 그 나라 통화에도 투자하게 됩니다.

원화 수익률 계산법

원화로 본 수익률은 두 가지 수익률을 곱해서 구합니다.

원화 수익률 = (1 + 주가 수익률) × (1 + 환율 변화율) − 1

예를 들어 1달러에 1,300원일 때 100달러어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합니다. 원화로 13만 원을 쓴 셈입니다. 1년 뒤 주가와 환율에 따라 결과는 이렇게 갈립니다.

경우 주가 환율 원화 평가액 원화 수익률
① 110달러 (+10%) 1,200원 132,000원 +1.54%
② 110달러 (+10%) 1,400원 154,000원 +18.46%
③ 90달러 (−10%) 1,400원 126,000원 −3.08%
④ 100달러 (0%) 1,200원 120,000원 −7.69%

같은 10% 상승이라도 환율이 내려가면(원화 강세) 수익이 거의 사라집니다.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수익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납니다. 주가가 떨어진 ③에서도 환율 상승이 손실을 상당 부분 메웠습니다.

①을 공식에 넣어 보면 계산 과정이 보입니다. 환율이 1,300원에서 1,200원으로 내려갔으니 환율 변화율은 1,200 ÷ 1,300 − 1 ≈ −7.69%입니다. 여기에 주가 쪽 1.10을 곱하면 1.10 × 0.9231 − 1 ≈ 1.54%가 나옵니다. 변동 폭이 작을 때는 두 수익률을 더하기만 해도 비슷한 값이 나오므로 주가 +10%, 환율 −7.7%라면 대략 +2.3%로 어림해도 됩니다. 다만 변동이 클수록 단순 합산과 실제 값의 차이가 벌어지므로 정확한 숫자가 필요할 때는 곱셈 공식을 쓰세요.

여기에 환전할 때 내는 비용도 더해집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기준환율에 일정한 스프레드를 붙여 사고팝니다. 그래서 원화를 달러로 바꿨다가 다시 원화로 바꾸면 환율이 그대로여도 조금 손해를 봅니다. 증권사마다 환율 우대율이 다르므로 자주 거래한다면 미리 비교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환헤지(H)는 어떻게 작동할까

국내에 상장된 해외 지수 ETF 중에는 이름 끝에 (H)가 붙은 상품이 있습니다. 환헤지를 한다는 표시입니다. 운용사는 선물환 같은 파생상품으로 미래 환율을 미리 고정합니다. 그만큼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듭니다. (H)가 없는 상품은 환노출형(UH라고 쓰기도 합니다)으로 환율 변화가 수익률에 그대로 들어옵니다.

위 표의 ①처럼 주가가 10% 오르고 환율이 내린 해라면 환헤지형은 대략 주가 상승분에 가까운 수익을 냅니다. 반대로 ②처럼 환율이 오른 해에는 환율 상승분을 얻지 못합니다. 환헤지는 환율로 생기는 손실과 이익을 둘 다 줄이는 장치입니다.

환헤지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주가가 움직이면 헤지해야 할 금액도 계속 바뀝니다. 헤지 계약은 일정 주기로 조정하므로 그 사이에 오차가 생깁니다. 그래서 환헤지형에도 환율 영향이 조금 남습니다.

환헤지에도 비용이 든다

환헤지 비용은 대체로 두 나라의 금리 차이에서 나옵니다. 선물환 가격에는 두 통화의 금리 차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원화 금리가 달러 금리보다 낮으면 달러를 미래에 원화로 고정하는 데 비용이 듭니다. 원화 금리가 더 높으면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시기에는 환헤지형 상품이 이 금리 차이만큼 수익률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금리 차이는 시기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환헤지 비용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지수를 따르는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ETF의 과거 수익률 차이를 비교해 보면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상품 비교 방법은 ETF 고를 때 확인할 것 글에서 다뤘습니다.

어떤 상품을 고를까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환율을 미리 맞히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신 내 상황에 맞춰 고를 수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짧고 정해진 날 원화로 써야 하는 돈이라면 환헤지형이 결과를 예측하기 쉽습니다. 몇 년 안에 전세금이나 학비로 쓸 돈처럼 환율이 크게 움직여 계획이 틀어지면 곤란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노후 자금처럼 10년 이상 묻어 둘 돈이라면 환노출형을 고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경제 위기가 오면 원화가 약해지고 달러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 하락을 환율이 일부 메워 주리라 기대하는 셈입니다. 다만 늘 그렇게 움직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두 상품을 반씩 나눠 담아 환율 영향을 중간 수준으로 맞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세금과 자주 하는 실수

미국 주식을 직접 사면 매매차익에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붙습니다. 이때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을 각각 원화로 환산해 계산하므로 환율 변동으로 생긴 이익도 과세 대상에 들어갑니다. 계산 방법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계산과 신고에 정리했습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는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흔한 실수는 환율이 많이 올랐을 때 환노출형을 사고 내린 뒤 실망해서 환헤지형으로 갈아타는 것입니다. 이러면 환율이 비쌀 때 달러를 사고 쌀 때 포기하는 결과가 됩니다. 처음에 기간과 목적을 기준으로 하나를 정했다면 환율 뉴스에 따라 바꾸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달러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방법은 달러 투자 방법에서 비교했습니다.

확인할 곳

2026년 현재 기준입니다. 예시 환율과 주가는 가정이며 환율 전망이 아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금융 정보이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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