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BR·ROE 계산법과 숫자만 보고 고를 때 빠지는 함정
종목 정보 화면을 열면 PER 8배, PBR 0.6배, ROE 7% 같은 숫자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PER이 낮으면 싸다고 들었는데 막상 PER이 낮은 회사들의 주가는 몇 년째 제자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 지표가 무엇을 나눈 값인지 알면 이 숫자들이 말해 주는 것과 말해 주지 않는 것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세 지표의 정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입니다. 회사가 1년에 버는 순이익에 비해 시장이 몇 배의 값을 매기는지를 보여 줍니다. PER 10배라면 지금 이익이 그대로 유지될 때 이익을 10년 모아야 시가총액만큼 된다는 뜻으로 읽기도 합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입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입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장부상 순자산보다 시가총액이 작습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주가 맡긴 돈으로 1년에 몇 퍼센트를 벌었는지를 나타냅니다.
| 지표 | 계산식 | 읽는 방법 |
|---|---|---|
| PER | 주가 ÷ EPS | 이익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가 |
| PBR | 주가 ÷ BPS |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가 |
| ROE | 순이익 ÷ 자기자본 |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벌었는가 |
예시 숫자로 직접 계산하기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숫자가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연간 순이익 1,000억 원, 자기자본 8,000억 원, 발행주식 수 1,000만 주, 주가 12만 원입니다.
EPS는 1,000억 원을 1,000만 주로 나눈 1만 원입니다. 주가 12만 원을 EPS 1만 원으로 나누면 PER은 12배가 됩니다. BPS는 8,000억 원 ÷ 1,000만 주 = 8만 원이고 PBR은 12만 원 ÷ 8만 원 = 1.5배입니다. ROE는 1,000억 원 ÷ 8,000억 원 = 12.5%입니다.
이 세 지표에는 PBR = PER × ROE라는 관계가 있습니다. 위 예시에서도 12 × 0.125 = 1.5로 맞아떨어집니다. 이 식을 알면 PBR이 낮은 이유를 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이익에 비해 싸게 거래되기 때문(PER이 낮음)인지, 애초에 자본으로 돈을 잘 벌지 못하기 때문(ROE가 낮음)인지 따져 보는 겁니다.
| 항목 | 값 |
|---|---|
| EPS | 10,000원 |
| BPS | 80,000원 |
| PER | 12배 |
| PBR | 1.5배 |
| ROE | 12.5% |
같은 식을 PER = PBR ÷ ROE로 바꿔 쓰면 두 회사를 비교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사는 PBR 0.5배에 ROE 4%, B사는 PBR 2배에 ROE 20%라고 해 보겠습니다. A사의 PER은 0.5 ÷ 0.04 = 12.5배, B사의 PER은 2 ÷ 0.2 = 10배입니다. PBR만 보면 A사가 네 배 싸 보이지만 이익 기준으로는 B사가 더 싸게 거래되는 셈입니다.
| 회사 | PBR | ROE | PER |
|---|---|---|---|
| A사 | 0.5배 | 4% | 12.5배 |
| B사 | 2배 | 20% | 10배 |
낮은 PER이 싸다는 뜻이 아닐 때
PER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된 것은 아닙니다. 일회성 이익이 끼어 있으면 PER이 실제보다 낮게 찍힙니다. 위 회사가 공장 부지를 팔아 500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면 그해 순이익은 1,500억 원이 되고 PER은 8배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본업이 버는 돈은 변하지 않았으므로 다음 해에는 PER이 다시 12배로 돌아갑니다.
업종의 성격도 PER에 영향을 줍니다. 경기에 따라 이익이 크게 오르내리는 업종은 이익이 정점일 때 PER이 가장 낮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이 이익이 곧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성장 기대가 큰 업종은 PER이 수십 배여도 거래가 이어집니다.
적자 기업은 EPS가 음수라 PER을 계산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화면에 PER이 비어 있거나 ‘N/A’로 나온다면 대개 이런 경우입니다.
같은 PER이라도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1년 실적으로 계산한 PER과 증권사가 추정한 내년 이익으로 계산한 선행 PER은 값이 다릅니다. 비교할 때는 같은 기준끼리 놓고 봐야 합니다.
ROE를 볼 때 확인할 것
ROE는 높을수록 좋아 보이지만 계산 구조상 자기자본이 줄어도 올라갑니다. 예시 회사의 순이익이 그대로 1,000억 원인데 빚을 내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배당으로 자본을 크게 줄여 자기자본이 4,000억 원이 됐다면 ROE는 25%로 두 배가 됩니다. 사업은 그대로인데 숫자만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ROE가 높은 회사는 부채비율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ROE는 한 해 숫자보다 여러 해 흐름이 더 많은 것을 알려 줍니다. 5년 정도의 ROE를 나란히 놓고 꾸준한지, 한 해만 튀었는지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PBR 1배 미만이면 청산가치보다 싼 건가요?
장부상으로는 그렇게 계산되지만 장부 가치가 실제로 팔 수 있는 가격과 같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재고나 설비는 장부가보다 싸게 팔릴 수 있고 ROE가 낮은 상태가 계속되면 PBR이 낮은 채로 오래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적정 PER은 몇 배인가요?
정해진 숫자는 없습니다. 같은 업종 회사들의 PER, 그 회사의 과거 PER 범위와 비교하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숫자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증권사 앱의 종목 정보에 나오지만 계산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원본 숫자는 전자공시 DART에 올라온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의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주회사처럼 자회사가 많은 회사는 연결 재무제표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쓰는지도 확인하세요.
세 지표로는 후보를 추리는 데까지만 갑니다. 지표만으로 고른 종목을 한 번에 사기보다는 분할매수 방법처럼 나눠서 사는 방식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배당까지 보고 싶다면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도 참고하세요.
확인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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